기타번역/결합남자(結合男子)

[결합남자 번역] Fragments from Dusk7 우키이시 미소라의 빈말(5)

제꽃절 2024. 7. 16. 13:56


【最新話】結合男子 -Fragments from Dusk-:断章-七- 浮石三宙の空言(5)

【최신화】 결합남자 -Fragments from Dusk-:단장-7- 우키이시 미소라의 빈말(5)
연재처: https://www.jp.square-enix.com/ketsugou-danshi/news/2024/07/misora-fragments5.html
전편 「단장-7- 우키이시 미소라의 빈발(4)」은 이쪽
번역: https://ruppai.tistory.com/174


저자: 아사히 요우(麻日珱)
 
 

신와 17년──.
 
최종 학년에 올라갔을 무렵에는, 미소라의 학교 평판은 "불량아"가 되어있었다. 한 번 학교를 탈주하고 난 뒤부터 기분이 내키지 않으면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지각도 조퇴도 아무렇지도 않게 반복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씁쓸한 표정으로 그렇다면 학교를 그만두라고 말했지만, 미소라가 그럼 그렇게 하겠다고 하자 입을 다물었다. 품행 불량으로 자퇴한 경력 같은 것이 우키이시의 후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학교 수업을 빼먹어도 좋은 성적을 가져오자 더 이상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지 않게 됐다. 부모의 뜻에 맞춰 행동거지를 좋게 했던 것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그 때문에 수업이 아무리 지루하다 한들, 학교에 다닌 것도 있다.
 
그 해 초등학교 6년 동안 처음 사쿠와 같은 반이 되었다. 사쿠는 미소라의 품행에 눈살을 찌푸렸고, 미소라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최대한 관여하지 않도록 거리를 뒀다.
주변에서는 사이가 나쁘다고 생각했던 것 같지만 이제는 그 이하다.
 
학기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여름방학이 되었다.
여름방학에 들어서자 미소라는 부모님에게 제 의견과는 관계없이 요코하마의 본가로 끌려가게 되었다. 학원을 다니거나 가정교사를 통해 공부도 하게 됐다. 반발심은 물론 있었지만 여기서는 강하게 나가지 않는 것이 좋다는 감을 따랐다.
물론, 이제 유유낙낙하게 따를 생각은 없다. 협상 끝에 미소라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얻어 지금까지 있었던 어느 여름방학보다 의미 있는 날을 보내고 있었다.
 
"죽었다고요? 아오이 씨가?"
 
불협화음이 길게 울린다. 흐르는 듯했던 아름다운 선율의 여운은 어디에도 없다.
생각지도 못한 소식을 들으면 사람은 그저 멍해지는 것 같다. 불협화음이 공기에 녹아가듯이 몇 초에 걸쳐 어머니의 말이 뇌리에 침투된다. 마치 자신이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죽었다고?"
 
다시 한번 되물었을 때는,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고 있었다. 식은땀이 흐른다.
오늘은 공부도 기술도 전혀 배우지 않는, 오로지 휴식만을 위한 날이다. 하루 동안 무얼 해도 돠는 날이었지만 밖이 너무 더웠기 때문에 외출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그렇다고 방에 틀어박혀 있어도 숨이 막힐 뿐이라 기분 전환을 위해 거실에서 피아노를 치던 중, 어머니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잡담하는 것처럼 미소라에게 아오이의 부고를 전했다.
어안이 벙벙해진 미소라를 뒤로하고 어머니는 소파에 앉아 사용인에게 홍차를 가져오라고 말한다. 부고를 전한 것 같지 않은 침착한 태도였다.
미소라는 급하게 맞은편에 앉아 어머니에게 말을 계속해달라는 듯 재촉한다.
 
"어머님, 아오이 씨는 언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구 신주쿠를 탈환하는 작전이 얼마 전에 있었잖습니까. 그때였다는 모양이에요."
"신주쿠……"
 
그 기사라면 읽었다. 만반의 체제로 향했다가 엄청난 피해를 보고 철수했던 방위본부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다. 원래 신주쿠는 데드 마터의 침식 영역 내에 있었다. 인적 피해는 전부 지헌관들이다. 그 안에 아오이도 있었던 걸까.
 
그래도…… 순 1위잖아?
 
미소라와 사쿠가 각기 다른 이유로 지헌관이 될 수 없다고 한탄하던 사이 아오이는 금방 승위해갔다. 순 1위라고 하면 지헌관 중에서도 최고위에 해당한다. 쉽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외부에 있는 미소라도 알 수 있었다.
 
그런 아오이가, 죽었다고?
 
미소라는 작게 몸을 떨었다. 자신도 이렇게나 충격받은 것이다. 어릴 때부터 동경해 목표로 삼았던 형을 잃은 사쿠는 얼마나──
 
"말했잖아요? 지헌관은 될 만한 게 못돼요."
 
미소라는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든다. 어머니는 똑바로 미소라를 바라보고 있다. 마치 경멸이라도 하는 것처럼 말을 잇는다.
 
"미나모토 가문은 몇 명이나 희생했는데도 학습하질 않는다니까요. 어리석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답니다."
"그게, 유와노쿠니를 지키다 목숨을 잃은 사람의 가족에게 할 말입니까……?"
 
미소라는 눈을 크게 뜬다. 이렇게까지 놀란 것은 오랜만이었다. 아들의 충격받은 모습을 보고 있을 텐데도 어머니는 시치미를 떼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미소라 씨. 목숨을 거는 것은 결코 고결한 행동이 아닙니다. 살아야 만이 가치가 생기는 거죠. 아무리 높은 뜻을 가지고 있다 한들, 죽으면 거기서 끝. 그 이상 아무런 이익도 나지 않는답니다."
"그런……"
 
사용인이 조용히 어머니와 미소라 두 사람 몫의 홍차를 두고 간다. 꽃무늬가 그려진 백자 티 세트는 구세계의 유산이다. 어머니는 그 향기를 차분히 만끽하고는, 입술을 축이듯 입에 담는다. 어머니가 살짝 눈썹을 휘어올렸다. 뭔가 불만스러운 거겠지. 자리를 떠나지 못한 사용인을 조용히 노려본다.
 
"다시 내려오세요."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사용인이 황급히 나간다.
너무나도 답답했다. 미소라는 초조하게 다리를 떨었다. 차분히 차를 마실 여유 따윈 없었다. 
띵─ 아주 옛날에 띄엄띄엄 울렸던 피아노 소리가 뇌리에 울렸다. 기쁜 듯이 형을 자랑하고, 자신도 지헌관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던 소꿉친구의 얼굴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고 있었다.
 
"……할 말이 없으시다면 실례하겠습니다."
 
미소라가 일어서자 어머니는 홍차를 다시 내온 사용인에게 잔소리를 하는 것을 포기하고는 찻잔을 살짝 내려놓았다.
 
"어디에 가는 건가요?'
"등경으로 돌아갑니다."
"왜죠?"
"왜냐면……"
 
미소라는 말문이 막혔다. 몇 년 전, 이기적인 감정으로 사쿠를 멀리한 것은 미소라였다. 이제 친구라고 부르지도 않는데, 지금의 미소라에겐 달려갈 이유가 없다.
서 있는 미소라에게 어머니가 차가운 말을 건넨다.
 
"지헌관에 미련이 있나요?"
"……"
 
빗나간 질문이었으나, 미소라의 침묵을 답으로 받아들였던 걸까. 어머니는 조금 초조한 듯 한숨을 쉬었다.
 
"아직도 모르겠나요? 미나모토의 장남은 방위 본부에게 사용되다 버려진 겁니다. 등경을 지키다가 죽었으면 모를까, 이미 침식된 땅을 탈환하다가 역공을 당한 거예요. 그래도 되찾았다면 또 의미가 있었을 것을…… 개죽음이라고 할 수밖에 없잖아요?"
"어머님! 그건 말이 심하지 않습니까!"
"사실이지 않습니까."
 
언성을 높이는 미소라에게도 어머니는 동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눈빛은 싸늘했다.
 
"미나모토의 부인도 장남을 잃고 마음이 병들어 버렸다지요. 정말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이럴 줄 알았을 텐데. 애초에 지헌관으로 만들지 말았어야 했어요."
"……"
 
미소라는 아연실색하며 어머니를 바라본다. 도대체 몇 번이나 실망해야 하는 건데.
 
예전부터 어머니는 미나모토 가문을── 지헌관을 업신여겼다. 미나모토 가문 과의 교류는 존경이나 친밀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저 그것이 우키이시 가문의 이익이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입으로는 내뱉는 대로 말할지언정 최소한 슬픔을 갖고 애도하는 마음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것조차 없었다. 지헌관을 배출하는 미나모토 가문이라는 것에 이익을 셈하면서도 그들의 의지를 나쁘게 말하는 모습에 구역질이 나온다.
 
"……가야 해."
 
미소라는 발길을 돌렸다. 미나모토 가문은 지금 슬픔 속에 있을 것이다. 그 와중에 어머니가 정신을 잃었다면 아버지도 그쪽에 신경이 쏠려있을 것이다. 사쿠는 성실해서, 자신이 제대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게 뻔했다. 그렇게 고집을 부리다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못하고 기댈 곳 없이 아연실색해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사쿠가 얼마나 형을 그리워했는지 미소라는 누구보다도 알고 있다.
 
"……누가, 미소라 씨를 방으로 데려가세요."
 
어디선가 나타난 사용인들이 방을 나서려던 미소라를 막는다.
 
"윽, 비켜!"
"절대 나가지 못하게. 알겠습니까?"
 
강행 돌파를 하려 하자 쉽게 어깨에 들쳐메인다. 어떤 저항도 소용없다는 듯 방안으로 밀려들어가져, 미소라는 문을 두드렸다.
 
"내보내 주세요! 어머님! …내보내라고! 이런 거 이상하잖아!"
 
고함 소리가 공허하게 울린다. 미소라는 혀를 차며 창문을 돌아보았다. 문으로 나갈 수 없다면 창문으로 나가면 돼. 2층이라 다소 높이는 있지만, 어떻게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하."
 
아래층을 들여다보며 일순간 공포에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아래에 선 사용인의 모습에 등골이 오싹했다.
 
"진심으로 가둬둘 생각이야……"
 
힘없이 주저앉는다. 설령 안뜰에 사람이 없다 한들 현관에서 잡힐 터다. 그곳을 돌파한다 하더라도 등경에 가려면 배나 기차를 타야 했다. 도보를 선택한다 한들 아이의 다리로 어디까지 도망칠 수 있을까.
자신은 너무나도 무력했다. 미소라에게서 자유를 빼앗으려고만 한다면 언제라도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하려는 것 같았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사쿠는 조용한 표정으로 동급생들의 위로를 받고 있었다. 그때 무언가를 포기한 듯 침착한 모습에 미소라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이제, 뭐든지 다 너무 늦어버린 것 같았다. 지금의 사쿠에게 건넬 수 있는 말은 미소라에겐 단 하나도 없었다.
결국, 사쿠와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12월이 되어서였다.
사쿠가 데드 마터에게 습격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만약 구해지지 않았다면 언제가 마지막으로 대화했던 건지도 모른 채 다시는 만나지 못할 뻔했다.
그 대화조차, 싸움으로 끝나버렸었지만.
 
지헌관이, 된다니…… 지금 와서 그런 건…… 치사하잖아.
 
미소라는 주먹을 꽉 쥐고 터덜터덜 해 질 녘 학교 북도를 걷는다.
사쿠는 지헌관에게서 데드 마터에게 구해졌을 때 지헌관이 될 힘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런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다니, 사쿠는 정말로 바보다.
 
"될 수 있을 리 없잖아……"
 
사쿠에게도 내던졌던 말을 중얼거린다. 떨리는 목소리는 기도하는 듯한 울림으로 아무도 없는 복도로 조용히 사라졌다.
 
'
시끄러워, 너랑은 관계없잖아!'
사쿠의 반박이 가슴 깊게 찌른다. 그것이 떠올라 더욱 와닿았다.
관계없다. 상관이 없다면 왜 이렇게 비참한 기분이 드는 걸까? 내버려두고 가지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걸까.
미소라는 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다보았다. 순간적으로 막고 싶어 뻗었던 손에 닿은 것은 팔도, 어깨도 아닌 사쿠의 머리카락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다음날 교문에서 긴 머리카락을 싹둑 자르고 맑아진 얼굴로 나타난 사쿠를 봤을 때 마치 자신이 잘려나간 기분이 들었던 것은.
 
"이것이 내 각오야."
 
사쿠는 똑바로 미소라를 응시하고 선언하더니, 돌아보지도 않고 떠난다.
남겨진 미소라의 손안에 잡았던 머리카락의 감촉이 되살아났다. 있을 수 없는 환영을 움켜쥐듯 미소라는 강하게 주먹을 꽉 쥐어잡았다.
며칠 뒤 사쿠는 정말로 방위본부에 가서 지헌관이 될 미래를 쟁취해왔다. 위화감이 들 정도로 발랄했다. 사쿠의 밝은 표정을 눈치챈 추종자들이 말을 걸어보니 졸업 후에는 지헌관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한다.
 
……정말로 알고 있긴 하냐고.
 
그 동경하는 지헌관의 길에서 형이 목숨을 잃고, 그 본인도 데드 마터의 침식에 휩쓸릴뻔했으면서. 꿈이 이루어진다는 것에 들떠 일의 중대성을 모르는 것 같지는 않았다.
 
"바보 아냐?"
"뭐라고? 미소라."
 
도발하자 아니나 다를까 사쿠는 미소라의 권유에 넘어왔다.
방과 후 우키이시에서 온 차를 타고 목적지로 향한다. 과거, 미소라가 지헌관을 포기하라는 압박을 받았던 침식 피해를 당한 지역이다.
땅이나 가옥은 둥글고 일그러지게 깎인 침식 터에는 생활의 흔적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아버지를 따라온 뒤 조사해 보니 이곳은 등경이 생긴 이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이라는 것 같다.
사쿠는 작은 짚신을 주워들고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헌관이 된다는 것은 늘 이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현실을 알았겠지.
미소라가 깨달은 것처럼──
 
"──감사를 표할게. 미소라."
"하?"
"지금, 내 결심은 확실해졌어!"
 
환청인가? 뒤돌아본 미소라에게 사쿠가 가까이 다가선다.
 
"더 이상 이런 피해를 내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지헌관이 될 거야!"
 
진심이냐……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 어린 시절과 다를 것 없이 곧은 눈빛을 보여준다면야, 더 이상 할 말은 없었다.
 




【다음 갱신은 7월 17일(수) 0:00 예정】
※ 단장-1- ~ 단장-5-까지의 에피소드는 어플 「망가UP!」에서 열람 가능
※ 「단장-6- 진의 책임」은 소설판 한정으로 게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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