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남자 번역] Fragments from Dusk9 시오즈루 이치나의 추나 (2)
【最新話】結合男子 -Fragments from Dusk-:断章-九- 塩水流一那の追儺(2)
【최신화】결합남자 -Fragments from Dusk-:단장-9- 시오즈루 이치나의 추나(2)
연재처: https://www.jp.square-enix.com/ketsugou-danshi/news/2024/08/ichina-fragments1.html
전편 「단장-9- 시오즈루 이치나의 추나(1)」은 이쪽
번역: https://ruppai.tistory.com/227
저자: 아사히 요우(麻日珱)
그날, 이치나는 혼자 마을의 중심부로 향하고 있었다. 데드 마터를 물리친지 며칠 만이었다.
뭐지…… 소란스럽네.
평소에 이치나는 데드 마터를 물리칠 때를 제외하곤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이 없는 것처럼 취급하는 곳에 계속 가봤자 마음이 아플 뿐이니까.
그래도 마을 중심으로 간 것은, 아침부터 가슴이 술렁거려서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부르는 것 같아.
이치나는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며 마을을 걸었다. 장이 세워진 거리에는 낮에도 인파가 많다. 이치나를 눈치챈 어른들은 긴장해서 눈을 부릅뜨고 있다.
역시 돌아갈까 하는데 갑자기 노래가 들려왔다. 동요다. 아이들이 한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다.
"카고메, 카고메"
여러 명이 손을 맞잡아 원모양으로 만들고 그 한가운데에 눈을 감고 쭈그리고 앉은 아이가 하나.
이치나는 그 뒷모습을 애처롭게 바라봤다. 마을 아이들의 일원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뒤에 있는 건, 누~구?"
확, 아이들이 쭈그리고 앉는다. 가운데 아이가 한 명의 이름을 외치며 돌아섰다.
멍하니 서 있던 이치나와 그 아이의 눈이 마주친다.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괴물이야!"
놀이에 열중하던 아이들이 일제히 일어나 이치나를 돌아본다. 그리고는 삼삼오오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를 내며 흩어졌다.
"……"
이치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뭐라고 불리고 있는지 알고 있었으면서도 직접 마주하자 마음이 아팠다.
그만 돌아가자……
가슴이 술렁이는 것 따위는 무시할 걸 그랬다. 집에서 나온 게 실수였던 것이다.
이치나가 발길을 돌리려던 그때였다.
찌릿찌릿,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은 감각에 이치나는 튕기듯 고개를 들었다.
"데드 마터다!"
마을 사람이 소리친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침식 영역이 꿈틀거리듯 퍼져 나간다.
"이치나 님! 도움을!"
침식 영역을 넓히는 데드 마터는 아직 사람을 해칠 정도로 강하지 않다. 지금이라면, 하고 이치나는 "힘"을 데드 마터를 향해 날렸다. 이치나의 "힘"이 더 강하다. "힘"과 충돌한 데드 마터는 별과 같은 빛을 발산하며 흩어져 간다.
"하아……"
오늘 아침부터 느꼈던 가슴의 술렁거림은 이 데드 마터의 출현을 예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술렁거림은 사라졌지만, 심장은 거칠게 뛰고 있었다. 마을에 데드 마터가 나타나는 일은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이다.
이치나 님, 이치나 님, 하고 마을 사람들이 엎드려 절한다. 익숙하긴 하지만 역시 너무 기괴한 광경이었다. 데드 마터가 나타나기 전에는 이치나 따위는 없는 것처럼 취급하고 있었으면서, 쉽게 태도를 달리한다.
이 사람들은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
무시하고, 괴물이라고, 요괴라고 멸시하면서, 잠깐만 존경하면 마을을 지켜주는 바보라고 생각하는 걸까.
"……"
이치나는 굳게 입을 다물고 마을 사람들에게서 등을 돌렸다. 모두가 엎드린 고개 아래로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것은 쉽게 상상이 간다.
"네가 불러온 거지!"
누군가 소리를 지르며 이치나의 어깨를 잡았다. 손톱이 파고들 정도로 강한 힘이다. 돌아보자 하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외치는 노파가, 핏발 선 눈을 하고 이치나를 흔들었다. 이치나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힉……"
"어이, 할멈! 뭐 하는 거야!"
곧 노파는 근처에 있던 남자들에게 붙잡혔다. 등 뒤에서 양 팔을 잡아 꽉 쥐었으나 괴성을 지르며 날뛴다. 상당히 힘이 센 것인지 물러서는 이치나에게 불쑥 고개만 들이민다.
"뭐가 신의 아이야! 네가 저 어둠을 부르는 거야. 네가 살아있을 리 없어. 태어나 좋을 일이 없어! 내 딸을 돌려내! 넌 신의 아이 따위가 아니야! 이 괴물 놈아!"
"무슨, 말을……"
홀로 외롭게 산속을 방황하는 것보다, 데드 마터와 맞서는 것보다 무서웠다.
희미한 혐오라거나 조금 전 아이들처럼 순진한 악의에 노출된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증오가 뭉쳐진 악의에 부딪히는 일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떨고 있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던 이치나는 귀에 익은 목소리에 빠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엄, 마……?"
급하게 달려온 어머니가 이치나를 끌어 감싸 안는다. 눌려진 가슴에서 격렬하게 뛰는 고동소리가 들렸다.
"엄마, 그만해. 이 아이는 아무것도 나쁘지 않아!"
어머니의 모습을 본 순간 노파가 입을 열었다.
"아아아! 너! 이 불효자 같으니! 이런 괴물을 키우고! 우리에게 미안하지도 않은 거냐!"
노파의 고함 소리가 멀어져 간다.
"여동생은 괴물을 잉태하고, 누이는 괴물을 기르다니!! 아아, 아아! 이 얼마나 불효한 딸 들인가!!"
엄마의 품에 안긴 이치나는 쭈뼛거리며 엄마를 올려다본다. 여동생? 누이? 도대체 무슨 일인 걸까. 게다가 그 사람은……?
"엄마…… 저 사람은……"
어머니는 괴로운듯한 표정을 지으며 아직도 노파의 고함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바라봤다.
"……이치나의 할머니."
목이 메였다. 마을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잔물결처럼 밀려왔다.
"저 할멈, 미쳤다는 소문의……"
"감금실(座敷牢)에 갇혀있다고 들었는데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야?"
"아까 그 소란 때문에 나와버린 건가? 제대로 가둬두라고."
마을 사람들의 말이, 시선이, 꽂히는 것 같았다. 노파가 내뱉은 말은 증오의 덩어리로 지리멸렬했지만, 거짓말이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치나가 이해한 것이 맞다면──.
"……엄마는 진짜 엄마가 아니야?"
"그건……"
어머니가 숨을 삼킨다. 그 굳은 얼굴을 보자 이해해 버렸다.
그때, 울컥 차오른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윽!"
"이치나!"
달래듯이 어깨를 감싸주던 어머니를 이치나는 뿌리쳤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작정 달린다. 산에 들어온 줄도 모르고 달려나가다──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서 성대하게 넘어졌을 때 움직임을 멈췄다.
"윽…… 우욱……"
감정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몇 번이고 땅을 내려쳤다. 신음하듯 엎드려 울고 있는데, 킁킁거리는 거친 콧바람이 목 언저리를 간지럽혔다.
"?"
슬쩍 뺨을 핥아온다. 흠칫 놀라 고개를 들자 검은 털북숭이 하나가 이치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고, 곰?"
아직 많이 작다. 새끼 곰이다. 마치 놀아달라고 조르는 것처럼 젖은 코끝을 힘껏 밀어 왔다. 놀라 눈물도 멈춘 이치나가 느리게 몸을 일으키자, 새끼 곰은 두 손을 번쩍 들고 이치나에게 달려들었다.
"와……!"
커다란 개처럼 느껴지는 새끼 곰을 받아들인다. 완전히 놀고 싶을 뿐인지 아픔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저 무겁고 포근한 생물이 이치나의 무릎 위에서 뒹굴고 있었다.
"사람을 잘 따르네…… 너, 어디서 온 거야?"
둥글고 검은 눈동자에 이치나의 모습이 비친다. 그 몸을 쓰다듬으며 이치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미 곰은 보이지 않는다.
초봄에는 곰을 조심해 주세요, 라고 마을 사람에게 주의를 받은 적 있었던 것이 갑자기 떠올랐다. 마침 지금쯤이면 겨울잠에서 깨어난 새끼를 동반한 곰이 산을 돌아다닌다고.
"……미안해. 놀아주고 싶지만, 가야 해."
어미 곰이 오기 전에 도망치지 않으면 위험하다. 데드 마터를 물리칠 힘은 있어도, 곰까지 쓰러뜨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일어서려는 이치나를 새끼 곰이 다리에 매달려서 멈춰 세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정이 든 것 같다.
"안된다니까. 나도 돌아가야……"
따닥, 하고 가지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에 이치나는 입을 다물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 큰 어미 곰이 있었다. 이치나의 움직임을 살피듯 가만히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대로 곰을 등지고 도망쳐도 멀리 도망치기도 전에 어미 곰의 날카로운 발톱은 도망치는 등을 가를 것이다. 그런 확신이 있었다.
……나, 죽는 건가?
공포로 몸이 떨렸다.
쿵쾅거리며 심장이 귓가에서 고동치는 것 같다. 헉헉, 짧게 숨을 토해내며 이치나는 가슴팍을 눌렀다.
불안함이 속에서 요동친다. 빙글빙글, 빙글빙글. 구역질이 날 정도로 돌고 돌다 흉포한 무언가가 끓어올라 머릿속에서 튕겨져 나왔다.
《──》
언어로 표현되지 못한, 목소리가 같은, 무언가가 머릿속에서 울려 퍼져서……
당장이라도 목숨이 위태로운데 멍하니 있던 이치나는 움찔하며 손끝을 움직였다. 그 움직임을 가늠한 듯 곰이 달리기 시작했다.
"윽, 우와아아아!?"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던 그것이 무산된다. 당황한 몸은 쉽게 자세를 무너뜨리고, 다리에 매달리는 새끼 곰 때문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바로 앞으로 어미 곰이 와있다.
"……윽!"
이제 틀렸어. 눈을 감는 순간, 탕하는 건조한 소리가 울렸다. 어미 곰이 괴로운 듯 몸을 비틀더니 일단 물러섰다.
"어……"
탕, 하고 또 하나. 놀아줄 줄 알고 매달리던 아기곰이 튕기듯 쓰러졌다.
"아……"
"달려!"
짧은 찰나 들린 소리에 이치나는 당황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도망친 곳에는 엽총을 겨누는 남자가 있었다. 머리를 짧게 깎은, 어머니보다 열 살 정도 나이가 많아 보이는 키 작은 남자였다.
"죽, 죽었어?"
"운이 좋으면."
이쪽이다, 라며 사냥꾼에게 재촉을 받은 채 산을 달려 나와 이치나와 사냥꾼은 산장으로 뛰어들어갔다.
"헉, 하아, 하아, 하아……"
"다친 곳은 없어?"
"으, 응. 괜, 찮아……"
튼튼한 오두막 안에 들어가 이치나는 안도한 나머지 주르륵 주저앉았다. 벌써 여러 차례 산속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곰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야 곰도 데드 마타 따위에게 가까이 갈 리 없잖냐."
사냥꾼에게 말했더니 그런 답이 돌아왔다. 그런가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치나는 급히 말했다.
"고맙, 습니다. 구해주셔서……"
"됐어. 네 어미의 부탁을 받고 온 거니까. 무사해서 다행이네."
"엄마가……?"
이치나는 고개를 숙였다. 어머니를 내팽개치고 도망쳐 왔던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 그런 장소에 남겨두고 온 것을 지금 와서 후회했다.
"서로 엇갈리면 안 되니까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야. 돌아갈 거지?"
"……"
이치나는 입을 다물었다. 어떤 얼굴로 돌아가면 좋을까.
"나는, 방해가 되지 않을까."
"방해?"
"이런, 괴물을 키워서 엄마는 행복할까……"
"엄마한테 그런 말을 들은 거야?"
고개를 젓는다. 괴물이라니, 엄마는 절대 하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내, 할머니라고 하던 사람이……"
"아아, 그 할멈인가."
"알아?"
"알고 말고. 뭐…… 응. 그렇군……"
사냥꾼은 거칠게 머리를 긁더니,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쉰다.
"꼬마는 모르는 게 나아. 데려다줄 테니까 돌아가."
"알고 있다면 알려줘. 내가 엄마, 흑……엄마의, 아이가 아니라면, 내 진짜 엄마는……"
목소리가 떨려서 막힌다. 이치나는 촉촉해진 눈을 깜빡이며 눈물을 참았다.
할머니는, 여동생이 잉태해서 누이가 키웠다고 말했다. 잉태라는 말의 의미는 모르지만 그 이야기의 흐름으로 봤을 때 이치나의 진짜 어머니는──
사냥꾼은 깊은 주름이 새겨진 제 미간을 꾹꾹 누르고,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다른 사람에게 묻는 것보다는 나으려나? 아니, 하지만……"
끙끙 앓는 소리를 낸 뒤 사냥꾼은 자신의 목덜미를 짝, 내려쳤다. 각오를 다지는 듯했다.
"미리 말해두는데, 꼬마의 엄마는 엄마와 다를 게 없어. 그것만은 잊지 마."
"……응."
사냥꾼은 다시 한번 폐 속을 비우는 듯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 바짝 등을 편 뒤 그대로 단번에 고했다.
"네 엄마에겐 사이가 좋았던 여동생이 있어. 꼬마는 그 여동생의 아이야."
"……"
이치나는 무릎을 꽉 껴안았다. 역시 그랬다. 어렴풋이 짐작했던 일이기는 했지만, 확실히 말해지자 역시 눈물을 삼켜내야 했다.
"내, 진짜 부모님은……?"
"데드 마터에게 집어삼켜졌어. 꼬마가 뱃속에 있었을 때 말이야."
"……어?"
이치나는 멍하니 사냥꾼을 올려다보았다. 뱃속에 있을 때?
사냥꾼은 난처한 얼굴로 부스스하게 뻗은 수염을 손끝으로 매만졌다.
"나도 몰라. 무슨 일인지. 그때 이 마을에는 지헌관이 하나 있었어. 그 녀석, 데드 마터와 싸우다 죽었거든…… 그 후에 말이야, 왜인지 갑자기 데드 마터가 쪼개진 다음에 아기만 남아 있었어. 그래서 네 엄마── 진짜 엄마의 누이니까 큰엄마라고 해야 하나? 여동생의 애라고, 자기가 키운다고 했어. 너를 맡겠다고. 그랬더니 뭐, 마을 녀석들이 히익 히익, 꺄악 꺄악, 시끄럽게 굴었다는 거지. 배척(村八分)이야. 알겠어? 배척. 마을 전체가 괴롭힌다는 거야. 그래서 네 할머니는 견디다 못해 미쳐버린 거지. 뭐, 그 괴롭힘도 네가 마을에 도움이 된다는 걸 알고 어느정도 수그러들었지만 말이야."
"……그게?"
써먹을 때만 신처럼 대접하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없는 사람처럼 대한다. 저것이 수그러진 거라면 원래는 어떤 식으로 취급되었던 걸까. 상상도 되지 않았다.
사냥꾼은 아빠 다리에 턱을 괴고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래. 그게. 웃기지도 않지."
이치나를 위해 분노해 주고 있는 것이겠지. 그 반응이 신선해서 이치나는 눈을 깜짝였다.
"……아저씨는 다른 사람과 다르네."
이렇게 대해주는 어른은 만나본 적이 없다. 모두 이치나를 무시하거나 경외하는 척할 뿐이었기 때문이다. 뭔가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사냥꾼은 입을 다물고 눈꼬리를 내렸다. 울어버리는 건가 싶었지만 사냥꾼은 빈정대는 듯한 미소를 입가에 떠올릴 뿐이다.
"나야,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니까…… 네가 숲에 들어갈 때 말야, 줄곧 붙어 있었단 말이지? 데드 마터에겐 탄환 총도 듣지 않으니까. 널 안고 도망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 거야? 왜? 엄마한테 부탁받아서?"
"……난 네 아버지의 친구야. 비록 나이 차이는 났지만 사이좋았다구?"
사냥꾼은 눈가를 엄지손가락으로 문질렀다.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져서 안된다니까, 라며 작게 웃는다.
"어쨌든 말이지. 꼬마는 아무것도 나쁜 게 없어. 엄마도 말야. 네가 데드 마터에게서 살아난 것도 하늘으 뜻일 테지."
"……"
이치나는 들은 것을 이해하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어머니의 여동생── 이치나의 진짜 어머니는, 이치나를 임신하고 있을 때 데드 마터에 휩쓸렸지만, 이치나만이 살아남았다. 확실히 제 일이지만 기분 나쁜 이야기였다. 마을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것도 알 것 같았다.
"엄마도 네가 돌아오길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거야. 자, 빨리 돌아가자."
"……응."
내밀어진 손을 잡고 일어섰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자신의 힘과 이 마을에 있던 지헌관에게 어떠한 연결고리가 있는 걸까.
그러고 보니, 저번에 집에 왔던 사람도 지헌관이라고 했었던가……
이는 단순한 우연일까. 혹시 어떠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저기, 아저씨."
"응?"
"내 아버지, 아까 말했던 지헌관?"
사냥꾼의 친구이기도 한 남자다. 데드 마터와 싸움에서 죽어버린 거라면 납득이 간다.
사냥꾼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을 깜빡이다. 꽤나 이상한 말을 들었다는 표정이었다.
"아니? 그 녀석이 마을에 왔을 때는 넌 이미 엄마 뱃속에 있었고…… 아아, 말하지 않았던가. 그때 마을에 있던 지헌관은, 네 엄마── 큰엄마의 애인이었던 남자야."
다음편『단장-9- 시오즈루 이치나의 추나(3)』는【8월25일(일)0:00】갱신 예정!
※ 단장-1- ~ 단장-5-까지의 에피소드는 어플 「망가UP!」에서 열람 가능
※ 「단장-6- 진의 책임」은 소설판 한정으로 게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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