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운동복 R] 보다 아름다워지기 위해
[빌R] 운동복 1화
빌: 하아…… 노멀 달성. 오늘처럼 산뜻한 아침러닝도 기분 좋네.
빌: 잭. 넌 조금 더 달릴 거야?
잭: 네. 조금 쉬었다가 갈 겁니다.
빌: 매일 아침마다 엄청나게 달리는구나.
잭: 단련되어 있으니까요… 빌 선배야말로 엄청난데요.
빌: 응? 뭐가?
잭: 솔직히 절 따라올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빌: 나 말이지, 아침의 워크아웃은 일과야. 얕보지 말아 줄래?
잭: 그렇네요. 죄송합니다.
저, 슬슬 하나 더 할 건데 빌 선배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빌: 나는 패스. 한번에 근육을 혹사하면 예쁘게 잡히지 않거든.
잭: 알겠습니다. 그럼, 실례했습니다.
탓탓탓……
빌: 자 그럼… 샤워를 끝내고 수업의 준비라도 해볼까나.
릴리아: 아침부터 정성이 갸륵하구먼, 빌.
빌: 또 놀라게 하려는 듯이… 몇 번이고 그런 수에는 걸려들지 않는다고, 릴리아.
릴리아: 이런, 유감이군. 그럼 다음에는 조금 더 수를 변형해 추가해보도록 해야겠어.
그건 그렇고 의외로구먼, 그대. 그런 불끈불끈 타입은 달가워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빌: 언제부터 보고 있던 거야?
딱히 잭을 싫어하는 건 아니야.
내가 싫어하는 건, 자신을 가꾸지 않는 사람. 불끈불끈 이라거나 호리호리한 건 중요하지 않아.
나아가는 길이 어떤지 간에,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칭찬받아 마땅하잖아?
뭐,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는 인간이 이 세계에는 너무 많지만.
릴리아: 과연. 역시, 미를 추구하는 이의 말에는 의미가 있군.
빌: 뭔가 칭찬받고 있다는 기분이 안 드는데.
릴리아: 아니 아니, 솔직히 감동하고 있단다. 정말이야.
스스로 힘냈다고만 생각하는 걸로는 가치도 결과도 나오지 않으니 말이다.
빌: 그러니, 그 전에 당신은 좀 더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지그래?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나와서는, 어차피 또 밤새서 게임을 한 거겠지.
릴리아: 하하하, 최근엔 제대로 밤에 자고 있단다.
심야에 플레이하면 사냥터 쟁탈전이 돼서 효율이 나쁜게다. 요즘엔 그대들처럼 아침에 활동하고 있지.
빌: 말은 잘하네.
릴리아: 게다가 오늘 아침엔 긴급 점검에 들어가서 말이야. 다시 자지도 못하니 산책이라도 할까 하고 나온 참이었다.
빌: 뭐든 좋지만… 오랜 시간 화면을 보고 있으면 시력도 떨어지고 미간에 주름도 잡힐 거야.
릴리아: 괜찮다네. 내게 하룻밤이란 그대들의 감각으로 따지면 아주 찰나니까.
빌: 언제나 그렇게 적당히 얼버무리지.
릴리아는 밤샘게임을 반복하는 주제에 피부가 상하지도 않고, 성적도 최상위지. 어떻게 그래?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 계산이 안 맞잖아.
오늘 하루 일정을 알려줄래? 대체 언제 운동하고 언제 공부하는지.
릴리아: 응~? 후후후.
빌: 속여넘기려 하지 마.
다이어트건 공부건, 마법으로 어떻게 해볼 만한 게 아니잖아.
막대한 시간과 지식을 이용해 쌓아올린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
뭐, 자존심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는 방법도 있지만……
설마, 아직 내가 모르는 마법 약이라도 있어?
릴리아: 후후, 그건 조금 다르구먼.
릴리아: 성급해하지 않아도, 언젠가 알게 될 날이 올 거다.
빌: 아, 잠깐! ……하아, 도망치는 건 빠르네.
언젠가, 가 아니라 가능한 한 빨리 알아내고야 말겠어.
내가 더욱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서.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