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번역/결합남자(結合男子)

[결합남자 번역] Fragments from Dusk7 우키이시 미소라의 빈말(6)

제꽃절 2024. 7. 17.

【最新話】結合男子 -Fragments from Dusk-:断章-七- 浮石三宙の空言(6)
【최신화】 결합남자 -Fragments from Dusk-:단장-7- 우키이시 미소라의 빈말(6)
연재처: https://www.jp.square-enix.com/ketsugou-danshi/news/2024/07/misora-fragments6.html
전편 「단장-7- 우키이시 미소라의 빈발(5)」은 이쪽
번역: https://ruppai.tistory.com/184


저자: 아사히 요우(麻日珱)
 

"미소라 씨."
 
돌아가자마자 싸늘한 목소리로 어머니가 부른다. 또냐? 하고 속으로 진저리를 치며 미소라는 고개를 들었다. 또 저 눈이다. 미소라를 마음대로 하고 싶을 때 나오는 그 눈이, 책망하듯 미소라를 응시한다.
 
"오늘 미나모토의 아들을 데리고 침식 터에 갔었다는 모양이군요."
 
학교까지 데리러 온 운전기사에게 부탁해 갔으니 당연히 들킬 줄 알았다. 말없이 되받아 치는 미소라를 보며 어머니의 눈가가 움찔하고 경련하듯 떨린다.
 
"그 애와는 거리를 두라고 했을 텐데요."
"알고 있습니다."
"그럼 왜죠?"
"……그 녀석이 지헌관이 되겠다는 바보 같은 소리를 하니, 현실을 상기시켜 주려고 했을 뿐입니다."
 
알려주기는커녕 쓸데없이 지헌관이 될 결의를 굳건히 시켜준 것은 오산이었지만.
어머니의 물음을 차단하듯 낮게 고하자 어머니의 눈에서 날카로운 빛이 사라졌다. 만족한 듯 그렇습니까,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이지. 그 집은 어쩔 수 없다니까. 장남도 잃었으면서 차남까지. 가문을 망치려 한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아버님과도 말했답니다. 슬슬 미나모토 가문과 손을 떼야 하나 하고."
"……사쿠가 죽는다고는 할 수 없잖아요."
"죽겠지요. 지헌관이란 그런 것입니다. 미천한 자들을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내던지는 어리석은 행위를 일삼는 것이 지헌관이에요. 영웅에 뜻을 둔 자는 쉽게 죽습니다. 미소라 씨도 내년부터는 중등부지요. 저런 애는 죽었다고 생각하고 잊으세요."
"……"
 
미소라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자기 방으로 향한다. 어머니에게는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 다른 사람에게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키이시 가문이 절대적이고, 우키이시 가문의 며느리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아들을 우키이시 가문의 후계자로 삼는 것을 더할 나위 없는 것으로 여긴다. 그 외의 것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 사람에게는 무슨 말을 해봐야 와닿지 않을 터다.
아버지와는 아직 말은 통하지만 그래도 우키이시 가문이 절대적인 위치에 서있다는 것은 어머니와 다를 바 없다. 머잖아 미소라가 가문을 이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점잖게 있을 뿐이지, 그것을 막았을 때 어떻게 될지는 예상할 수 없다.
체념이 가슴을 채워나간다. 미소라는 더 이상 그들과 대화를 나눌 엄두가 나지 않았다. 미소라의 말을 부정하지 않는만큼 벽과 대화를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이야기해 봤자 소용이 없다면 스스로 열어젖히는 수밖에 없다.
미소라는 추위를 견디듯, 가만히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2월 중순경, 방위본부는 가마쿠라 방어전에서 큰 전력을 잃어 비난과 불안의 목소리가 울렸다. 부모님도 방위본부를 피했으니, 미소라는 더 이상 지헌관에 관심이 없다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만큼 미소라는 초조했다. 행동을 취하려면 지금밖에 없는데 감시가 심해서 옴짝달싹 못했다.
 
"……혼자 좀 둘러보고 싶은데."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등경역 앞에 가달라고 했던 미소라가 부탁하자, 운전기사는 표정 없는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안됩니다. 사모님의 명령입니다."
 
다소 체격이 좋은 50세 전후의 운전기사는 어머니의 충실한 심복이다. 말을 들어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소라는 작게 한숨을 내쉰다.
 
"……따라와도 좋긴 한데, 떨어져 있어줄래?"
 
혼자라면 그 틈을 뚫고 방위본부로 향할 텐데──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방위본부로 향했다는 것을 알면 금방 방해가 들어올 것이다. 거리를 두는 것이 최대한의 저항이었다.
볼일이 있다고 하며 데려와 달라고는 했지만 실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걷기만 할 뿐이다. 운전기사가 미소라의 무계획적인 상황을 안다면 돌아가게끔 재촉할 것이다.
미소라는 살며시 가슴께에 손을 얹는다. 언제 그때가 와도 좋게끔 가지고 있는 비장의 카드가 미소라의 부적이었다.
 
"하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며 걷고 있는데 툭, 하고 어깨가 부딪힌다.
 
"무~슨 일이야? 탈주 소년. 감옥에 끌려가는 죄수 같은 얼굴을 하고 있잖아."
"아……"
 
미소라에게 이어커프를 줬던 노점상이다. 전에는 빨간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금색이다. 화려한 무늬의 기모노를 몸에 대충 두르고 목에는 굶은 목도리를 하고 있다.
 
"뭐 하는 거지?"
 
건달과 얽혔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운전기사가 달려온다. 노점상은 그것에 눈을 깜빡였다.
 
"이거, 네 아빠?"
"하? 아닌데요."
"뭐~? 수상한 사람? 경찰 불러?"
"그랬다간 잡히는 건 그쪽일걸요."
"진짜?"
"미소라 님. 그쪽은……"
"아는 사람이야. 문제없어."
 
운전기사는 따가운 눈초리로 노점상을 노려보더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대기한다.
 
"휘유~ 역시 도련님 학교 학생님. 올만~"
 
그 이후로 몇 번이나 연와가로 노점상을 찾으러 갔었지만 찾을 수 없었다. 등경역 부근에 있었다니 안도한다.
 
"오랜만…… 입니다."
 
이런 부류의 인간에게는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이상하게 말이 막힌다. 부끄러움에 얼굴을 숙였지만 노점상은 속절없이 웃을 뿐이다.
 
"랜만임다, 랜만임다! 진짜 왜 그래? 기운 없는데?"
"별로……"
"가 아니잖아. 잠깐 와봐. 얘기 들어줄게."
 
억지로 끌어당기는 노점상의 모습에 미소라는 황급히 뒤돌아선다. 운전기사가 눈을 부릅 뜨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노점상이 유괴범이 된다.
 
"그, 방위본부에 가고 싶어서."
"가면 되잖아~?"
"들키기 싫은데."
"아~아! 아까 그거? 끈질겨 보이는 아저씨였지. 지금도 엄청나게 노려보고 있고. 저런 눈총을 받을 이유가 없는데 말이죠~? 거슬리니까 널 도와줄게."
"헤?"
 
넋을 빼고 있는 사이에 양복점으로 끌려간다. 아무래도 헌 옷 가게 같다. 미소라가 평소에 입지 않을 것 같은 옷만 놓여 있었다.
 
"복장이랑 머리색만 바꾸면 순식간에 다른 사람이지롱~"
 
노점상은 노골적으로 제 취향인 옷을 긁어모아 미소라에게 떠넘긴다.
 
"자, 옷 갈아입어. 갈아입어. 점~장, 가발 좀 빌릴게~"
 
아무래도 노점상은 이곳의 단골인 것 같다. 언뜻 보기에 가게 어디에 가발이 있는지 알 수 없었는데, 노점상은 마치 자기 집인 것처럼 물색하기 시작했다.
미소라는 영문을 모른 채 탈의실에 처박혀 여전히 넋이 나간 상태로 옷을 갈아입었다. 억지로 입은 옷은 열두 살인 미소라에게는 상당히 크고, 옷감도 뻣뻣했다. 착용감이 좋지 않은 데다 솔직히 취향도 아니다.
 
"자. 네 머리는 꼬불거리니까 직모로 가자고."
 
탈의실에서 나오는 순간 재빨리 가발이 씌워진다. 긴 갈색 머리카락이다.
 
"저, 이거, 여성용인 게……"
"머리가 작은 사람 전용~"
 
와하하, 웃으며 가발을 다듬은 뒤 마무리라며 노점상은 미소라에게 차광안경(선글라스)를 씌운다.
 
"좋~아. 이걸로 누가 어떻게 봐도 이상한 사람이네."
"야!"
 
엉겁결에 소리를 높여 들이대자 노점상은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자. 벗은 옷은 여기 주머니에 넣어. 잊어버린 건 없지? 아까 아저씨한테는 조금 있다가 네가 뒷문으로 도망쳤다고 말해둘게. 거짓말하는 것처럼 말이야. 그럼 바보처럼 이 가게에 있다는 걸 알아보고 찾으러 올걸?"
 
노점상이 윙크한다. 미소라는 눈살을 찌푸렸다.
 
"……민폐 아닙니까?"
"엥~? 폐를 끼치고 살아왔으니 가끔은 다른 사람에게 폐를 받기도 하면서 가볍게 살아보자고. 자~아. 다녀와."
 
내팽개치듯 가게에서 나온다. 미소라는 금방 들키지 않을까 했는데, 운전기사는 가까이 다가가도 접근하지 않았다.
 
……갈 수 있을지도.
 
미소라는 교복이 담긴 주머니를 두 손으로 꽉 잡아 안고 길에 세워져 있는 인력거로 달려갔다.
 
"방위본부까지!"
"알겠슴다~"
 
미소라를 실은 인력거가 달리기 시작한다. 미소라는 흐르는 풍경을 보며 기대와 불안감에 부풀어 있었다.
 
 
 
방위본부에서 나오면 집까지 데려다줬으면 해. 대금은 그때 지불할 테니까. 교복을 맡기고 인력거 주인에게 그리 약속한 미소라는 염원하던 방위 본부 앞에 서 있었다. 그 손에는 흰 종이가 쥐여져 있다.
긴장하며 접수처에 도착한 미소라는 손에 든 종이를 내밀며 말한다.
 
"적성검사를 받으러 왔습니다."
 
초등학교 인자 검사 때 기념으로 받은 종이 인형이다. 접수처의 직원은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곧바로 대기실로 안내했다. 의자가 몇 개 진열되어 있을 뿐, 그다지 넓지 않은 방이었다. 검사를 받으러 오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거겠지.
미소라는 종이 인형을 움켜쥐고 누군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이런, 면목없군. 일손이 조금 부족해서 말이지. 기다리게 했으려나."
 
방에 들어온 건 허름한 초로의 남자였다. 검은 군복으로 보이는 옷을 입었지만 미소라가 알고 있는 지헌관 제복은 아니었다. 지헌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부모님을 따라간 사교모임 등에서 본 관료를 연상시키는 분위기가 있다.
 
"…!"
 
순간, 설마, 이미 부모님에게 들킨 건가 싶어 방어적 자세를 취했지만 아직 변장은 풀지 않았다. 들키지 않았을 거라며 스스로를 진정시킨다.
남자는 얼굴에 웃음을 띠고 근처 의자에 걸터 앉는다.
 
"사령인 사사키다. 적성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들었는데."
"사령…… 그, 저도 지헌관이 되고 싶어서!"
 
사사키는 깊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릎 위로 가볍게 두 손을 깍지 낀다.
 
"보아하니 아직 한참 젊은데. 부모님과는 이야기 끝난 걸까?"
"……아뇨."
 
미소라는 고개를 저었다. 역시 미소라의 나이에는 마음대로 지헌관이 되는 건 용서받을 수 없는 걸까.
사사키는 살피듯 눈을 가늘에 뜬다.
 
"──우키이시 미소라 군이지?"
"어떻게……"
 
무심코 일어선 미소라를 손으로 제지하고, 사사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초등학교의 인자 검사에서 종이 인형을 학생에게 건넸다는 보고가 있었던 건 우키이시 미소라 군 한 건뿐이야. 그 때문에 내가 왔지."
 
미소라는 스르륵 가발을 벗고, 선글라스도 내렸다.
 
"……나는 지헌관이 될 수 없다는 건가요?"
 
그 설득을 책임자에게 시켜 미소라의 의지를 꺾으려는 것일까. 경계심을 드러내는 미소라에게 사사키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우리 방위본부는 최대한 본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싶어. 적성검사 나름이긴 하지만."
"그럼……"
"지금 준비하고 있는 중이지. 예전에 조금 문제가 있어서 말이야. 미비점이 없는지 확인되면 안내하겠네."
 
적성검사 결과 미소라에게는 확실한 리튬 인자가 있었다.
사사키의 설명에 따르면, 혼의 지헌관 대부분이 어떠한 원소의 인자를 가지고는 있지만 특정이 곤란한 상태라는 모양이다. 순의 지헌관이 될 수 있는지는 확실히 어떤 인자를 가지고 있는지 특정될 필요가 있다고.
그 점에서 말하자면 미소라는 현시점에서도 충분히 순의 지헌관이 될 소질이 있다고 한다. 만약 미소라에게 그 각오가 있다면 먼저 검사를 하고 있는 사쿠와 같이 혼 4위부터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게다가, 미소라가 순의 지헌관이 되면 리튬의 지헌관은 처음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바람을 방위 본부에 불어넣을 수 있을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사사키는 말한다.
 
"하지만…… 역시 네 나이에 부모님에게 말하지 않는다는 건……"
 
망설이는 사사키에게 미소라는 고개를 흔들었다.
 
"만약 들키면 다시는 집에서 나오지 못하게 됩니다."
 
미소라는 그 높은 가능성에 몸을 떨었다. 사사키는 동정하 듯 눈을 가늘게 좁힌다.
 
"대화를 해 보는 건 무리일까?"
"소용없습니다. 그 사람들이 중요한 것은 우키이시 가문의 후계로, 내가 아닙니다. 내 말 따위는 아무것도 들어주지 않아요."
"방위본부의 사령관으로서는 자네를 환영하고 싶어. 하지만 나도 부모인 만큼, 반대하는 네 부모님의 마음도 알 수 있어. 지금이 아니더라도 좀 더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장한 뒤에라도……"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사령은 내게 적성 검사 같은 건 받게 하지 말았어야 했어."
 
반쯤 째려보듯 반론하자 사사키는 눈을 크게 뜬다.
우키이시 가문이 의무를 면제받고 있었다는 것은 사사키도 알고 있었을 테다. 그럼에도 검사 허가를 내줬고, 그 결과 미소라에게 높은 적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앞에 맛있을 것 같은 먹이를 흘려놓고 그것을 먹기 직전에 빼앗는 건 비겁하다.
미소라는 힘 있는 자세로 고개를 숙였다.
 
"부탁입니다. 도와주세요. 나를 방위본부에 넣어주세요!"
 
머리 위에서 사사키가 무언가 말하려는 기색이었으나 그것은 한숨으로 바뀌었다.
 
"알았어. 최대한 협력하지. 그러니까, 고개를 들게나."
"감사합니다!"
"단 한 가지만 약속해 줄 수 있을까? 부디 자신을 소중히 여기겠다고."
 
간절한 말에 미소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3월, 졸업식을 마친 날 밤에 미소라는 저택을 빠져나간다.
소지품은 아무것도 없다. 모두 방위본부에서 갖춰주기 때문이다. 결국 노점상에게 돌려줄 기회를 놓친 취미에도 맞지 않는 옷을 입고 귀에는 이어커프를 착용하고, 옷깃 언저리에는 선글라스를 끼운다.
공부용 책상 위에는 편지를 두고 왔다. 아침이 되어 깨달았을 때에는 미소라는 이미 방위 본부의 일원이다.
요코하마에서 갇혔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시원시원한 탈출극이었다. 뒤돌아보면 저택은 어둠 속에서 묵직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부유층의 저택이 모여있는 지역에서도 한층 위용적이었다.
누구나 부러워했을 것이다. 이곳에 이사했을때는 자랑스럽기까지 했던 우리의 집은, 결국 미소라를 가둬두기 위한 감옥으로 변해버렸다.
가문을 위해 사는 죄수는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 인생을 살겠습니다."
 
깊게 절을 하고 등을 돌린다. 죄책감이 살짝 뒷머리에 들러붙었지만 그것을 뿌리치고 달리기 시작한다.
달이 비치는 밤길을 달려나가는 몸은 가볍다.
그 길 끝에 차가 한 대 서 있다. 그쪽에서 사사키의 모습을 발견하고, 미소라는 크게 손을 흔들었다.
 




【다음 갱신은 7월 21일(일) 0:00 예정】
※ 단장-1- ~ 단장-5-까지의 에피소드는 어플 「망가UP!」에서 열람 가능
※ 「단장-6- 진의 책임」은 소설판 한정으로 게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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