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TRIP 번역] 마음의 모래조각 9화

 

18TRIP 마음의 모래조각 ( ココロの砂像 ) 9화

 

 

쿠구리: ……

 

키나리: 쿠구리.

 

쿠구리: ……뭐지? 푸르슈. 낮에 있었던 일로 내게 불만을 말하러 온 거야?

 

키나리: ……테스트 플레이에 참가하지 않은 건, 뭔가 이유가 있어서인가?

 

쿠구리: 말할 필요 있어? 너는 질문하면 대부분의 대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시키는 대로 따르는 건 단지 인형일 뿐이야. 그렇지, 푸르슈?

 

키나리: ……. 지금 것은, 나에 대한 비아냥이라는 걸 확인했다.

 

쿠구리: 너도 인간 다운 마음을 갖고 싶다면 비밀 하나쯤 가져보면 어때?

 

키나리: 비밀……

 

쿠구리: ……뭐, 인형 씨에게는 무리겠지. 그러니 이 이야기는 끝이야.

 

키나리: ……본 주제는 별개다. 서브 호스트로서, 쿠구리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

 

쿠구리: 내가 일할 거라 생각해?

 

키나리: 이것을 들어주길 바란다.

 

 

 

쿠구리: ……나나키가 만든 듀오 라이브 음원인가. 그 애의 개성이 있으니 알겠어. 잘 만들었네.

 

키나리: 그런가. 다행이다.

 

쿠구리: 그런데 이상하지 않아? 이 곡은 내게는 어울리지만, 푸르슈의 분위기와는 정반대야.

 

키나리: 아. 나는 나나메기 님에게 사막의 정경과 그곳에 서 있는 쿠구리의 이미지로 작곡해달라고 부탁했다.

한편으로 쿠구리의 요염함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고 싶다고.

 

쿠구리: ……무슨 생각인지 이해할 수 없네.

 

키나리: 처음 당신을 서브 호스트로 지명한 것은 인간의 마음을 보다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쿠구리에겐 신기한 매력이 있어. 그걸 배우기 위한 곡이다.

 

쿠구리: ……음악으로 그 사람됨을 빗대보면…… 상대를 알 수 있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키나리: 쿠구리에게는 이 곡의 안무를 부탁하고 싶어.

 

쿠구리: 싫어. 뉴시나 야치요에게나 부탁할 일이야.

 

키나리: 아니. 당신이 해줘. 이것만큼은 양보 못해.

쿠구리만이, 이 곡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

 

쿠구리: …….

갑자기 오기를 부리다니 답지 않은데. 평소처럼 순종적인 인형으로 있으렴.

 

키나리: ……나는 인형으로 있는 것을 그만둘 생각이다. 그러니, 안무는 반드시 쿠구리가 해주길 바라.

 

쿠구리: ……

흐응…… 좋아. 알았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받아들일게.

 

키나리: ……!

 

쿠구리: ……그 대신, 한 가지 제안이 있어.

 

키나리: ……? 뭐지?

 

쿠구리: ……그렇네.

 

쿠구리: 오래전, 한 심리학자^[각주:1]가 말했지.  『비밀』이란 조개 속에 던져진 돌과 같은 것이라고.

 

키나리: 조개 속에, 던져진 돌……?

 

쿠구리: ……조개가 인간, 돌이 비밀이야. 조개에게 돌은 이물질. 하지만 계속 품다 보면 언젠가 그 돌은…… 진주가 될 때도 있어.

돌이 없는 조개는, 진주를 갖지 못한 쓸데없는 조개가 돼. 하지만 한편으로…… 돌이 너무 크면, 조개는 상처가 나서 부서져버리지……

 

키나리: ……쿠구리의 진주는 몇 개나 있지?

 

쿠구리: 글쎄? 그저 나는 말이지, 푸르슈. 너와 진주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야.

 

키나리: ……비밀을 갖자는 말인가? 그렇다면 인간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쿠구리: 적어도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는 순간이란, 능숙하게 비밀을 가질 수 있게 되었을 때……니까.

네 마음속에…… 그래. 네게는 심장이 없지만.

작은 비밀의 돌을 하나, 넣어 보렴. 만약 가능하다면 하나 더, 그거보다 더 큰 돌을 넣는 거야.

 

키나리: ……그것이 언젠가 진주가 되는 건가?

 

쿠구리: 그건 너 하기 나름이겠지.

……치차에게도 비밀로 하는 거야. 못한다면 나는 안무를 짜지 않겠어.

 

키나리: 마스터에게도……

 

키나리: (거짓말을 하는 건 안드로이드의 성질에 맞지 않아. 하지만 마스터라면, 오히려 자기 판단으로 비밀을 가진 나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줄지도 모른다.

비밀이 진주가 된다면…… 언젠가 그 진주를, 마스터에게 건넬 수도 있다……?)

 

쿠구리: 어떡할래? 나는 어느 쪽이던 상관없어.

 

키나리: …….

알겠다. 비밀을 만들지. 마스터에게도 말하지 않아.

 

쿠구리: 그래. 그건 좋은 판단이네.

……돌의 크기를 착각해서 그만 부서져버리지 않도록 하렴, 알겠지?

 

 

1. 일본 심리학자 가와이 하야오(河合隼雄)의 嘘は常備薬、真実は劇薬 추측 [본문으로]